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60대 후반까지 일하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막상 실직하고 나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지부터 혼란스럽습니다.

“65세가 넘으면 무조건 못 받는 거 아니야?”
“나는 65세 전부터 일했는데, 지금 그만두면 어떻게 되지?”
이런 질문들이 실제로 고용센터에 가장 많이 접수된다고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조건만 맞으면 65세 이상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조건’이 생각보다 까다롭고, 오해의 여지가 많습니다. 오늘은 그 조건을 차근차근 풀어드리겠습니다.
65세 실업급여, 왜 제한이 있을까?
고용보험법은 1995년에 처음 도입되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고령자의 경제활동 비율이 지금보다 훨씬 낮았습니다.
그런데 2010년대 들어 고령화가 본격화되면서, 고령자 관련 규정이 강화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고용보험법 제10조에 따르면, 실업급여는 원칙적으로 이직일 현재 65세 미만인 사람에게 지급됩니다.
왜 이런 제한을 둘까요?
첫째, 고령자는 재취업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실업급여는 ‘구직 활동 지원’이 목적인데, 고령층의 노동시장 복귀율이 낮다면 제도 취지에 맞지 않다는 논리입니다.
둘째, 재정 부담을 고려한 설계입니다. 고령자 실업급여를 전면 확대할 경우, 연간 약 3,000억 원의 추가 재정이 필요하다는 추산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예외 규정이 존재합니다.
65세 이상도 받을 수 있는 ‘예외 조건’
고용보험법 제10조 2항은 명확합니다. 65세 이후에 처음 고용된 사람(신규 취업자)에게는 실업급여를 지급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65세 전에 이미 고용보험에 가입했고, 그 자격을 계속 유지하다가 65세 이후에 실직한 경우에는 수급이 가능합니다.
쉽게 말해, ‘피보험자격을 언제 취득했는가’가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 A씨(60세에 입사, 65세까지 근무 후 계약만료): 수급 가능
- B씨(66세에 신규 입사, 1년 근무 후 실직): 수급 불가
A씨는 65세 전부터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있었고, 자격이 끊기지 않았습니다. 반면 B씨는 66세에 처음 고용보험에 가입했으므로, 신규 취업자로 분류됩니다.
실제로 고용센터 상담 사례를 보면, 이 차이를 모르고 오시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저도 보험료 냈는데 왜 안 되나요?”라고 항의하셨다가, 가입 시점을 확인하고 돌아가시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실업급여 받으려면? 기본 조건 3가지
65세 기준을 충족했더라도,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기본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합니다.
첫째, 피보험 단위기간이 180일 이상이어야 합니다. 이직 전 18개월 동안 고용보험에 가입된 날이 180일을 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주 15시간 미만 근무는 고용보험 적용에서 제외되니, 단순히 ‘일했다’가 아니라 ‘보험료를 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비자발적 실직이어야 합니다. 권고사직, 계약만료, 정리해고 등이 해당됩니다. 본인이 원해서 그만둔 ‘자발적 퇴직’은 원칙적으로 제외됩니다.
다만, 건강 악화나 가족 간병 등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예외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고용센터에서 개별 심사합니다.
셋째, 적극적인 구직 활동을 해야 합니다. 실업급여는 ‘쉬는 동안 주는 돈’이 아니라, ‘구직 활동을 지원하는 돈’입니다. 정기적으로 고용센터에 출석하고, 구직 활동 내역을 제출해야 합니다.
고령자라도 이 요건에서 예외는 없습니다.
얼마를 얼마 동안 받을 수 있나?
2025년 기준, 실업급여 일액은 **평균임금의 60%**입니다. 상한은 약 77,000원, 하한은 최저임금의 80% 수준인 약 64,000원입니다.
예를 들어, 퇴직 전 평균 일급이 10만 원이었다면, 그 60%인 6만 원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6만 원은 하한(64,000원)보다 낮으므로, 실제로는 64,000원을 받습니다.
지급 기간은 연령과 피보험 기간에 따라 달라집니다. 60세 이상 고령자는 최대 270일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이렇습니다.
- 피보험 기간 1년 미만: 120일
- 1년 이상 3년 미만: 150일
- 3년 이상 5년 미만: 180일
- 5년 이상 10년 미만: 210일
- 10년 이상: 240~270일
60세 미만과 비교하면, 고령자가 지급 기간에서 약간 유리한 편입니다. 장기 근속자를 보호하려는 제도적 배려입니다.
2025년, 법이 바뀌었나요?
2025년 12월 기준, 65세 이상 신규 취업자에게도 실업급여를 확대하자는 논의가 정부 내에서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재정 부담 문제로 인해 아직 통과되지 않았습니다.
연간 약 3,000억 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는 추정 때문입니다. 고용보험 재정 자체가 출산·육아 지원 확대로 이미 부담이 큰 상황이라, 고령자 확대까지는 힘든 상황입니다.
2025년 고용보험법 시행령 개정은 주로 출산·육아 급여 상향과 실업급여 상한 조정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고령자 관련 조항은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65세 이후 신규 취업자는 여전히 실업급여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향후 정책 변화를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흔한 오해 4가지
오해 ①: “65세가 넘으면 무조건 못 받는다.” → 사실: 65세 전에 가입되어 계속 유지하다 실직하면 받을 수 있습니다.
오해 ②: “65세 이상 신규 취업자도 곧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사실: 2025년 기준 검토 중이지만 통과되지 않아, 현행 제한이 유지됩니다.
오해 ③: “실업급여 기간은 나이와 상관없다.” → 사실: 60세 이상은 피보험 기간에 따라 최대 270일까지 연장될 수 있습니다.
오해 ④: “자발적으로 그만둬도 받을 수 있다.” → 사실: 비자발적 실직만 해당되며, 고령자도 예외가 아닙니다.
이 중에서도 가장 많은 오해는 첫 번째입니다. 나이만 보고 “나는 안 되겠구나” 포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직 시점’과 ‘피보험자격 유지 여부’**입니다.
실전 사례로 이해하기
사례 1: 장기 근속 후 계약만료 김00씨는 60세에 A회사에 입사해 5년간 근무했습니다. 65세 생일 이후 계약만료로 실직했습니다.
→ 수급 가능. 65세 전부터 피보험자격이 유지되었고, 계약만료는 비자발적 실직에 해당합니다. 피보험 기간 5년 이상이므로, 최대 210일간 받을 수 있습니다.
사례 2: 고령 신규 취업 후 실직 박00씨는 66세에 처음으로 B회사에 취업했습니다. 1년 근무 후 회사 사정으로 권고사직을 받았습니다.
→ 수급 불가. 66세에 신규 취업했으므로, 고용보험법 제10조 2항에 따라 실업급여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사례 3: 64세 실직 후 65세 도달 이00씨는 64세에 실직했습니다. 실업급여를 신청하지 않고 있다가, 65세가 되었습니다.
→ 수급 가능. 이직일이 65세 미만이므로, 연령 요건을 충족합니다. 다만, 실업급여 신청 기한은 이직 후 12개월 이내이므로, 서둘러야 합니다.
미리 준비하려면?
첫째, 피보험자격을 미리 확인하세요. 고용보험 홈페이지나 고용24 앱에서 본인의 가입 이력을 조회할 수 있습니다. ‘언제 가입했는지’, ‘중간에 끊긴 적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실직 사유를 명확히 하세요. 퇴직 시 ‘권고사직’, ‘계약만료’ 등 비자발적 사유를 증명할 서류를 받아두세요. 회사와 합의 하에 퇴직했더라도, 실제로는 회사 사정으로 인한 것이라면 그 내용을 퇴직 증명서에 명시해달라고 요청하세요.
셋째, 고용센터에 빨리 방문하세요. 실업급여는 실직 후 12개월 이내에 신청해야 합니다. 늦어질수록 받을 수 있는 날이 줄어듭니다.
넷째, 구직 활동 계획을 세우세요. 형식적이라도 이력서를 준비하고, 구인구직 사이트에 등록하세요. 고용센터 상담 시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무리하며
65세 이상 실업급여는 단순히 ‘나이’만으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피보험자격을 언제 취득했는지, 계속 유지했는지가 핵심입니다.
고령화 시대에 일하는 60대는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도는 아직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신규 취업자 실업급여 확대 논의가 계속되고 있지만, 당장 2025년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현재로서는 기존 규정을 정확히 이해하고, 본인의 조건을 점검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입니다.
실업급여는 단순한 돈이 아니라, 다시 일어설 시간을 주는 제도입니다. 조건이 된다면 당당히 신청하시고, 필요하다면 고용센터에 문의하세요.
작은 준비와 정확한 정보가, 예상치 못한 실직 앞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됩니다.